앵무새 죽이기

하퍼 리의 소설을 그래픽 노블로 재구성한 버전으로 봤다. (둘째에게는 책으로 읽으라며 종이책을 사주고 난 밀리의 서재에서 그래픽 노블 * 아이패드로 봤다. 둘째야, 미안)

변호사 핀치는 평면적이어서 리얼하지 않다. 20년 전이었다면 변호사 핀치를 리얼하다고 생각했을 것 같지만 그 사이 목격한 여러 사건들이 핀치를 이야기 속에나 존재하는 가짜 사람으로 만들어버렸다. 백년 동안 지속된 패배에도 불구하고 용기를 내며 링 위로 올랐던 많은 핀치들이 백년간의 패배와는 다른 차원의 이슈로 사그라져버렸기 때문이다.

설 연휴에는 톨킨의 [호빗]이 아니라 피터 잭슨의 [호빗]을 보았다. 몇 년 전 처음 봤을 때에는 100% 킬링 타임 무비로만 봤는데 ‘참나무 방패 소린(Thorin Oakenshield)’의 변화에 집중을 해서 보니까 ‘성공-도취-몰락’의 훌륭한 알레고리로 읽혔다. 한국 사회에서 쓰러진 핀치들 역시 에레보르 수복 이후의 소린이 보였던 모습과 일정 부분 닮아 있었던 것은 아닐까 싶다. 성공에 도취해 빠르게 몰락으로 직진하는 사업가에 대입시켜도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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